Side C: MD are trust!/2015. 04.

2015 서울 모터쇼 4월 11일 - 임솔아 님 #1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15. 4. 13. 21:47

다시 고양시로 올라가기 전에서부터 엄청 엉망이었다.

이놈의 사진은 내가 싫은 듯이 흐려진 사진들밖에 안 나오고, 고작 살아남은 게 한두장 정도였으니까. 이게 하수가 아니면 뭔가.

나는 정말 이 세계랑은 안 어울리는 인간이었나... 하고.

 

'그래, 차라리 그냥 다 때려치워버리자. 아무것도 하지 말고 놀고 먹어라. 사진이고 뭐고 다 내 인생에서 꺼져라!'

 

그래서 트윗에서 엄청나게 말싸움했다. 그것도 두 사람씩이나. 한 사람은 그냥 혼자 살아라고 했고, 한 사람은 자다가 나가떨어졌고.

하! 뭐 어떤가. 난 원래 사람 떠나보내는 재주는 신급인 것을...

거기다 집에는 금이 갔다는 말까지 듣고 내가 내가 아닐 지경이었다(돌아왔을 때 벽은 아니었지만).

 

여튼 그렇게 킨텍스로 다시 갔지만 사진을 찍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차피 막장일 텐데 뭐. 할 수 있는 건 민폐밖에 없는데.

그래서 난 구경밖에 못하는 날 저주하면서 서 있기만 했고, 다른 사람들은 잘도 찍는데 나만 이꼴인 걸 보고 공부해봤자 쓰레기밖에 안 나올거라 생각해서 모든 마이너스 에너지를 한번에 퍼부었다.

 

그렇지만 그런 에너지를 멈추게 한 말은, "괜찮아요, 괜찮아요~ 사진 예뻐요. 안 미워요~"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 말에 한 타임만 구경하고 꺼져야겠다던 생각이... 사라져버렸다.

 

글쎄... 지금도 모른다. 그런데 이건 확실하다. 여태껏... 내가 가까이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날 불쌍한 인간으로만 봤어.

그런데 내가 한 것에 있어 진지하게, 정말 최악이라 생각했는데 좋다고 해 준 건 처음이었다.

그런 말들 때문에 내가... 카메라를 손에 놓을 수 없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