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에서 생일이 있어서 4개월 만에 대구로 왔다.
지난 번에 못간 것도 있고 해서.......
그런데 초반부터 서로 데리러 오겠다는 데가 꼬여서는;; 약속 시간보다는 늦게 도착했다.
뭐냐 하면, 그분이 식당을 미리 잡아놓으셔서...
그래도 식당 자체는 괜찮았다. 한정식이었는데 코스요리처럼 계속 나오는 그런 구조라. 괜찮던걸? 요즘 식사량을 줄이려는 나에게는 좋은 코스였다.
뭐,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 다음부터는 선봐라, 살빼라 그것뿐;;
나 혼자서는 지금 얼마 못 보니까 동업자 만나서 결혼해서 돈 왕창 벌라는데 무슨 여자를 돈벌려고 만나는 것도 아니고, 이제야 겨우 정착한 사람한테 뭔소리를 하는건지..... ㅋㅋ
(사실 내 형이랑 비교가 될 수 있겠는데... 이건 이분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형이 공중방역수의사로 대체복무했다. 나는 현역이었고.)
그리고 내가 살찐 걸 전적으로 내 책임인양 모는데, 영양군에 있을 때부터 반찬 엄청 보낸 건 뭐더라...? 거기다 군대에서도 항상 먹였고(휴가 갔을 때.). 얼마 정도냐 하면, 살빼기 위해서 내가 휴직해야 할 그런 양이었다. 곧 입대할 사람에게 엄청나게 보내서 버리면 안 되니까(그 당시는 나만 사는 건 아니었으니) 그거 해결하려고 나도 엄청 먹게되고, 그래서 입대 전에 살이 찐 게 실상이었다.
또 하나는, 내가 처음에 맘에 안들어했던 아파트가 대박났다면서 말을 꼭 들으라고 했는데, 그러면 본가가 하는 말이니까 무조건 정해진 결혼을 하고 정해진 대로 살아야 하는 거냐?
그거랑 그거는 별개지. 13년 전에 사고를 낸 어떤 집단처럼...
하지만 내가 정말 열받는 이유가 뭐냐 하면, 아직도 날 예전의 그 고사생으로 본다는 것.
그게 본가에서 하는 말이 곱게 들리지 않았던 이유다.
여튼 간에 빡치는 일이 있긴 해도(아직까지도 PTSD는 복구되지 않았다. 아니, PTSD를 복구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지.), 영양군에 있을 때보다는 나은 인생을 살고 있는데, 여전히 난 본가가 아니면 아무것도 못 하고 사람들 앞에서 울기만 하고 바보취급받는 불쌍한 고사생이냐?
(현역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다들 잘 빠지는 군대 현역으로 간 불쌍한 자식이라서?
그래서 하나부터 열까지 안챙겨주면 죽는거냐?
제발 내 선택을 후회하게 하지 말라고.....
하지만, 대학교를 타지역으로 선택했다 해도 방학 때는 무조건 본가로 가야 했으니 그 동안 에너지는 다 빠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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