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휴가가 어제로 끝났다.
그리고 그 와중에 류승연 작가의 <아들이 사는 세계>를 도서관에서 빌린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작가의 예전 작품에 비해 수작. 비장애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주장이나 사례도 많고 답정너 식의 주장이 줄어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본인이 답정너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아서....(즉, 취향에 따라 다르다는 얘기)
그러나 그럼에도 작가의 말에 백퍼 따르기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첫 번째, 발달장애인인 아들 덕분에 그나마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하는데 내 예전 직장에서 내가 믿었던 사람들은 비장애인이었다. 그러니 앞서 말한 논리가 절대적인지를 알 수 없으며('사람'이 되게 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없지만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본다. 그게 장애가 있든 없든 간에.),
두 번째, 아들이 중증 발달장애인이라 자립해 사는게 차라리 낫다고 하는데 전공과 포함해서 남은 건 4~5년이기 때문에 그 사이의 구체적인 계획을 알 수가 없고,
세 번째, 지원주택이 모든 발달장애인을 커버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으며,
네 번째, 취업에 있어 사회성이 최우선이라 하는데 사회성이 100%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보장하냐는 것이며,
다섯 번째, 어느 범위까지가 '진짜' 문제행동인지 알 수가 없고,
여섯 번째, 작가가 생각하는 특수학교에서 쓸모있는 교과학습은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상이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말한다. 만약 이 의문이 빈틈없이 모두 해결된다면 발달장애인이 공존하는 데 희망이 비칠 것이다.
왜냐고? '악마의 대변인이 되겠다'고 제목에 말했다. 그런데 악마의 대변인의 다른 이름이 뭐냐면, '하느님의 대변인'이다. 내가 그 정도까지 감히 칭하겠냐만은, 적어도 공존에 대한 검증을 위한 아주 강력한 의문이 저 6가지가 아닐까? (자뻑하지마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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