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컨셉 때 엄청 안나왔던 터라 나는 세번째 컨셉에서 미리 테스트를 해보기로 하였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절망이었다. 왜? ISO를 아무리 늘려도, 셔터스피드를 아무리 줄여도 밝게는 나오는데 선명도는 그야말로 막장 오브 막장이었다. '이제 알았어? 넌 안돼~'라고 비웃는 것처럼, 카메라는 실패한 사진만을 보여줬다.
그리고 실제 촬영 때도 마찬가지. 아예 우박이 내린 것처럼 화질은 생태적으로 막장이었다. 그래서 아사월 님의 바디와 렌즈를 가지고 찍었는데......
결과는 단 4장. 그것도! 이건 4월에 태희님 촬영 이후로 처음이었다.
그 때부터 아무 생각도 안 났다. 내가 싫고 밉고 바보같고 멍청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정말 용서가 안 되었다. 왜 나는 안 되는 걸까?
그래서 신설동으로 갔을 때도 거의 아무것도 안 먹었다. 소주 2잔 분량에, 뼈찜 하나? 공기밥도 시키긴 시켰는데 안 먹었고....
계속 앉아서, 그리고 지금까지도 계속 생각을 해 보았다. 내가 다시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결론밖에 지금 나오지 않는다. 왜냐고? 정말 난 엄청난 실패를 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세 번째 컨셉에서 어두운 배경이기는 했지만 나처럼만큼 처참하게 나오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내 실력은.... 이건 바디랑 렌즈와는 상관없이 나 때문인 것 같다.
24살 이후로 계속 실패만 해 왔던 인생이라서..... 이런 실패까지 겪고 나니까.... 정말 나는 주제도 모르고 사진을 찍으러 뛰어든 것 같다. 정말 어울릴 수 없는 게 운명인 것 같다. 그냥 벽을 치고 혼자 사는 게 내 주제인 것 같다.
그래, 괜찮다고는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실력으로 사람들은 언제까지 내 사진에 대해 괜찮아 할까? 언젠가는 날 싫어하지 않을까? 그런 걸 보기 전에 차라리.... 아예 포기해 버리는 게 정상 아닐까?
정말 용기가 안 생긴다. 너무나 바보같은 내 어리석음 때문에 이런 실패가 생겼기 때문에... 더 이상 다시 시작할 자신이 없다.
그래, 차라리 여기를 떠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게 정답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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