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대구... 였는데 10일 만에 다시 오게 되었다.
개인적인 일 때문에.
중앙로에서 동업자 한 분을 만났는데 처음에는 정말 얼음장처럼 대했다. 왜냐면 누군가가 개입된 것이라.....
그런데 스타벅스에서 이야기하던 도중에,
나 : 과가 어디에요?
동업자 : 무슨무슨 과요?
나 : 그 과요? 혹시 그러면 B님을 알겠네요?
동업자 : 아~~~ 걔는 제 친구에요 ㅎㅎㅎ
나 : 맙소사! 그러면 K님도 알아요?
동업자 : 당연하죠, K는 제 후배인데.. ^^;
나 : 뭐요?! 이거 뜻밖이군!! B는 예전 직장에 있었던 분이고, K는 지금 직장에서 같이 일하는 분인데!
순수하게 두 사람만은 아니라 내 감정을 봉인하겠다고 했는데 설마 옛 동지의 동지요, 지금 동지의 선배일 줄이야 상상이나 했던가? 정말 잊혀졌던 옛 친구를 만나는 것이 이런 것이었을까? 스타벅스에 있는 내내 건성건성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서는 미스터 피자에 갔을 때도 많이 이야기를 했었다. 처음에 몇 마디 안하다가 TV 이야기가 나오니까 눈이 빛나는 것이... ㅋ 안녕하세요에서 감자볶음만 먹었던 가슴아픈 남편의 사연부터 시작해서 삼둥이의 외증조부인 의송 김두한 이야기, 야인시대를 봤던 기억, 장미빛 연인들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해서까지도.... 20분을 그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 같다.
"내 카톡 ID에요. 혹시나 내 친구가 되고 싶다면 메시지를 보내요. 그 때는 성이 아니라 이름으로 부를 겁니다."
3시쯤에 중앙로역에서 헤어지면서 내가 남긴 말이었다.
사실 보면 동업자도 그런 일이었는지는 모르는 것 같았다. 하기는 그걸 바로 말하는 경우가 어디 있겠냐만,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이 서로 일맥상통했던 것이었다. 아니, 옛 동지의 동지이니 내가 백안시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나의 동지들과 관련되어 있는 사람은 우대하는 내 사고방식까지 조합하면....
여기에 술만 있으면... 확률 100%입니다.
다른 자리였다면 좋았겠지만, 남들이 말하는 '그런 것'까지 아니라도 충분히 친우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래서는 본가에서는 또 따졌다. 하나는 대구에 왔으면 왜 집에 오지 않는가와 왜 친구 먹기만 했냐는 것인데....
여튼 친구인 만큼 만날 기회는 언제든지 있지 않은가. 아니면 아닌 거고, 맞으면 맞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더 이상 '불쌍한 아들'로 살아갈 수가 없으니까. 한 인간으로 바로 서지 않는다면 나는 평생 불행하게 일하며 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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