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B: double side

뻘짓은 아니었다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25. 2. 1. 14:16

작년 상반기에 회고를 다시 쓰면서, <선재 업고 튀어>에서의 임솔이 시간여행을 떠나면서 생각한 것마냥 생각하였다. 그럼에도 하반기에 대한 글은 왜 늦어졌냐고? 후술한다.

 

하반기에는 모듈러 공사가 끝났다. 그래서 동업자들이랑 자주 보게 된 장소는 3층이었다. 당연히 휴게실이 3층에 있었으니까, 그것도 본관. 1시 반에서 1시 50분까지는 정말 많이 이야기한 순간이었다 직장에서. 그런데.... 10월쯤 되니 크로플 씨가 안보이네? 중순이었을 것이다. 점심쯤에 우연히 갔더니 계셨던 것이다. 그래서 휴게실에 있는 시간은 늘었다. 보통 대화 듣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가끔 가다 끼고는 하였다. 왜냐? 다른 직장에서는 그럴 이유가 없으니까요. 쉽게 말하면 이건 나의 '특전'이었던 셈이다.

그래선지 직장에서 쓰던 폰케이스를 지금 잘 쓰지는 못한다. 사회과 회장님이었던 옛 부장님이 쿠로미 등 캐릭터들이 있는 스티커들을 보여줬는데 크로플 씨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엄청 좋아하였다. 그 때 내 생각,

'여기 말고는 기회도 없는데 나쁘지는 않겠네. 스티커 붙여도.'

"부장님, 그 스티커 저도 혹시 쓰면 좋겠는데 어케 생각하시나요? ㅎㅎ"

1+1처럼 말이지...... ㅋ

 

그리고는 허윤진, 홍은채 생카가서 특전 구해온 것도. 르세라핌 크레이지 1위에 대해 공유한 것도.... 크로플 씨가 피어나였기 때문이었다. 알고 보니. 장족의 발전(?) 아닌가? ㅋ 시카가 남의 취향을 말하다니.

 

아, 그리고 하나 말할 건 생일. 나는 실제와 주민등록상 생일이 달라서 진짜 생일은 모른다. 그게 오히려 장점이었다. 쫓겨나듯 옮긴 인생이었는데 속으로는 날 왕따시키면서 겉으로 축하한다면 토할 것 같으니까. 그래서 말 안했다. 그러던 것을 이 직장에서는 말했는데.

그런데 11월 1일, 수석관이 점심시간에, "시카님 생일 축하해요~~~~~ ㅎㅎ" 그러는 것이었다. 뭐지? 난 말한적도 없는디??? 알고보니 내가 실제 생일을 말할때 수석관도 같이 있었던 것이었다. 난 열이 확 뻗쳤다. 최악의 왕따였던 나에게 헤헤거리기만 하고 아무것도 안하던 사람이 생일을 축하한다니...... 그래서 생일날 찾아가도 되냐고 하니까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 생일은? 그날 늦게 제대로 축하받았다. 케이크까지 있더라고. 그런데 사실, 점심 직후에 크로플 씨가 조용히 축하한다고 말해주던 것이 더 좋았다, 나에게는.

 

오해는 없기를 바란다. 어떤 감정이라도 떠나서 상반기 때 말했듯이 인간 코스프레를 하게 만든 첫 주자가 크로플 씨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꿀 수 없는 명제다. 실제 역사를 어쩌란 말인가 허허허허허.........

임솔이 류선재 팬이 된 이유에 대해 헷갈릴수도 있으니 <선재 업고 튀어> 1회만 보자. 그와 다르지 않다고.

 

그러나 하나의 결정적인 맹점은 존재했다. 바로 내가 작년에 만기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케든 전보유예를 받으려고 하였다. 왜? 이런 좋은 사람들은, 보기 힘드니까. 그러나 실패.

그 때 처음으로, 왜 등신같이 직장을 그케 옮겨다녔는지 후회했다. 특히 김천에서 처음 있었던 직장. 거기에서 빌어먹을 부서만 배정 안받았어도 1급지 전전할리는 없으니. 모든 건 거기서 꼬인 것이었다. 적어도 1년만 더 있었어도 여기에 더 있는 건데... 내가 병신이었다.

그래, 그럼 왜 병신짓하라고 협박당했냐고 물을 수 있을 것인데. 그래, 협박당했다 실제로. 그러니 더 큰 곳으로 도망갈 수밖에. 그리고 거기들에서도 결말은 항상 안 좋았고. 물론 내가 쓰레기였던게 컸지만. 그러나 더 큰 것은, 이런 사람들을 볼 거라고는 내 등신머리로는 알 수 없던 것이었다(전술했던 크로플 씨? 2020년 발령이었다고 한다. 내가 김천에 온 게 2015년인데...).

 

그래서 생각한 것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가신'을 만들 것임을 선언하는 것. 또 하나는 내 정체를 밝히는 것.

그 날은 아직도 기억난다. 처음 온 부서에서는 전자에 대해서 말했다. 이틀 동안 올해 초에 담당했거든... 그리고 그 때의 구성원들은 나에 대해 함부로 하지 않았고. 그러면 가신은 누구냐고? 당근 그 부서 녀석들이지.ㅋ

후자는 바로 크로플 씨의 부서였다. 진짜 노린거 아니냐고? 전혀! 주업무 마지막이 그 부서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다른 부서가 라스트였으면 역시 또 그랬을 것이다.

처음 보여준 것이 그 계정 소개 ㅋㅋㅋㅋㅋㅋ 알고 있다고 한건 그 날이 처음이었다. 왜 그때냐면 이유는 간단하다. 부담스러워하면 안되니까...... 내가 무슨 <여자를 울려>의 강진우인가?

그러고는 르세라핌 타이틀곡 피아노 버전들을 소개하였다. 뭐, 지나가다 많이 들었으니....(이건 미안합니다.)

 

그렇게 하고 나서...... "이케하는 건 처음이라고 다. 그리고 하반기 시작하면서 공정하게 대한 건 너희들이 처음이라 했지. 내가 왜 그랬을 거라 생각해?"

조혁시에서 이선이 김옥균에게 자신의 정체를 말했을 때처럼, 난 말하였다. 대학교에서 구원받았다는 어떤 남자가 있었다는 것부터 시작해, 거지같은 능력과 따돌림 때문에 네 번이나 버려졌고 어떤 곳(바로 이 직장)으로 흘러들어왔던 그 남자 이야기를.

 

"자, 문제. 그 남자는, 누구일 것 같으냐?"

".......... 시카님이죠."

 

이선인마냥 더 말하고는-다만세와 함께-난 떠났다.

 

그리고 1시쯤에 크로플 씨가 찾아왔다. 그런데 하는 말이.....

"시카님, 무슨 말하셨길래 다들 울고 그래요?"

그 때는, 충격이었다. 왜냐고? 난 그럴 자격이 없는데...... 그건 크로플 씨란 말이지.

하여튼 뭐라고 그 구성원들에게 말할지 고민했다. '날 가지고 울고 그러냐?' 그케 말할까 하다가..... 뭐, 비슷하게 말하긴 했다. 그 때, 구성원들이 줬던 건 편지들이었다.

편지들을 봤을 때, 다들 나에 대해서 믿어주었다. 고마웠다 그게. 개중에는 사실 마음 속으로 무시했던 때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난 그게 더 좋았다. 그런 말도 안하고 대놓고 왕따시킨 놈들도 많았으니까.

 

그리고 남은 1주일 동안, 한 것은 많았다. 서간문을 생각하고 쓴 것과, 처음으로 직장에서 사진을 찍어줬다(DSLR을 가지고 올걸 그랬군, 기관장, 부기관장에게 들키더라도....).

막상 마지막 날은 정신없이 헤어졌다. 서관이 공사한다해서..... 그케 헤어진 터라 의문이 든 게 있었다. '내가 한게 통하기는 했을까? 난데.......'

 

그렇게 29일 후, 설 연휴 첫날이라 난 서간을 보낸 사람들과 진짜 생일을 말한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3시간도 되지 않아 대부분 답장이 왔다. 한참 보면서 생각했다.

 

'뻘짓은 아니었군.'

 

이것은 적어도 내가 스쳐 지나가기만 할 사람은 아님을 증명하듯이.

 

PS1: 나의 무기인 르세라핌 봉에 대한 사연도 당연히 이 글과 상관이 있다. 이해가 안된다면,

2016년의 11월 혁명 당시의 사진이 몇 장인지 생각하고, 12월 항쟁과 비교하면 된다. 그만큼 그 사람들의 역할이 어땠는지 증명하는 것이다.

 

PS2: 다만 그럼에도 나의 정체에 대해서는 말하지는 못했다. 내가 동물원의 원숭이가 될수 없으니. 이유는 내가 DSLR을 공개 못한것과 같다. 그래서 딱 한명 빼고는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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