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의외로 의미있는 날이었다. 2025년 신정은.절대 그 때가 장기휴가라 그런 것은 아니다.
그 날이 아버지의 생일이라 인천에 있는 형 집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인천은 아주 멀다. 어떻게? 광명역까지 KTX로 간 다음 공항버스를 타려는 것이었다. 형 집은 영종도에 있거든.
당연히 따로 출발했고 다른 열차를 타려고 했다. 시간 차이가 별로 안나는. 이유는? KTX 잡기가 힘드니까.
그런데 거기에서 형이 말꼬리를 잡는 것이었다. 왜 같이 안가냐고. 아니;;;;;; 못잡으면 따로 갈수도 있지;;;;; 웬만하면 매진인 KTX인데 창구에다 "같은 열차 타야되니까 표좀ㅜㅜㅜㅜ" 하고 떼쓸수가 없잖은가;;;;;
하여튼 도착했다. 도착했는데....
생일에 현수막이 왜 있는데요???????
그걸 보고 좋아하는-색종이로 꽃만들어 던지는-쌍둥이들을 보니 실감했다.
'아 형수, 왜 오지라퍼가 되신겁니까;;;;;;'
형 단독작품으로 의심하기에는 모두가 동의하지 않고서야 그런 오지랖을 부릴 수 없으니. 결국 난 직장에 대해 형수에게만 '이것저것' 이야기하려던 것을 철회했다. 그런 오지랖이면 그 사람들을 어케 불편하게 할지도 모르니까.
하여튼 무난하게 몇 가지를 하고 돌아가려 하는데, 형이내가 언제 KTX를 타는지 물어봤다. 그러더니, 동대구역으로 가는 KTX를 바꾸더군. 그것도 내가 타는 KTX 시각으로. 공항버스도 마찬가지였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어? ㅋㅋㅋ"
"싫나?"
아이고, 이건 협박이지 뭔가. 그러니 할수 없지...
아니, 솔직히 기분이 안 좋았다. 서로 언제 타는지 모르다가 "하다보니 똑같네?"라면야 어쩌겠나. KTX 잡기가 쉬운 것도 아니고. 근데 그걸 당사자가 보는 앞에서 왜 굳이 일부러 시각을 맞춘단 말인가. 꼭 가족끼리는 KTX를 같이 타야 정이 퐁퐁 생기기라도 하나?? 그렇게 해서 뭐가 달라진단 말인가......
그걸 보면서 생각한 것이, 작년에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긴 건 일전에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 때, 혹시나 불편해 보일까봐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말을 걸었다. 언제 이 관계가 끝장날지도 모르니.....
그리고 이 날을 기점으로 생각했다.
'내가 옳았다는 걸 확신할 수 있어.'
내가 보는 앞에서 일부러 챙겨주거나 그랬다면? 당연히 그 사람들은 날 피했겠지. 그리고 설날이라고 대부분이 답장을 했것는가. 내가 느끼는걸 나보다 유능한 그분들이 못느낀다? 전혀!!
가족이니까 다르다고? 같지! 오지랖이라 느끼는 것은 특정이 아닌 보편적인 심리다. 그리고 백이면 백 부담스러워한다. 그리고 난 그걸 피하는 방식을 썼고. 가족이니까 면죄부라니.... 그런건 없지.
PS: 이번 설에는 못 내려갔다. 이유는 형이 못 내려가니까. 혼자서 내려가서 할 것도 없으니....
그래서 다시 인천으로 가자고 본가에서 연락왔는데 결론은? 명절에 KTX를 잡는건 더 어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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