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A: the wandering

돌릴 수 없다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17. 7. 26. 20:51

비는 오지 않지만

서늘해진 5시.

나는 겨우 독후감 쓰고

육교를 건너왔다.


말하더라,

웃음꽃 피워보자고 큰 언덕에서.

그러기에는 독후감 무게 커서

어둠 속에서 앉았다.


허나 웃더라도

웃음조차 뺏기겠네.

1년 전에는

못 보던 웃음,

이제야 새로운 피

어설픈 정명사상에 질식하겠네.


피도 끊는 잔인한 놈

그러면 나 왜 기차를 탈까

버스를 탈까.

서남방에서 웃으라 해도

어린애 같은 사랑

끝을 아는데

열쇠를 돌려도 안 되는 짓.

다시 웨딩드레스를 입혀주려나,

아니면 나 턱시도 입으려나.


황제여, 여왕이여, 왕자여, 공주여.

열쇠는 돌릴 수 없으니.

어쩌면 이것이 선.

연인될 수 없는, 그래서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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