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오지 않지만
서늘해진 5시.
나는 겨우 독후감 쓰고
육교를 건너왔다.
말하더라,
웃음꽃 피워보자고 큰 언덕에서.
그러기에는 독후감 무게 커서
어둠 속에서 앉았다.
허나 웃더라도
웃음조차 뺏기겠네.
1년 전에는
못 보던 웃음,
이제야 새로운 피
어설픈 정명사상에 질식하겠네.
피도 끊는 잔인한 놈
그러면 나 왜 기차를 탈까
버스를 탈까.
서남방에서 웃으라 해도
어린애 같은 사랑
끝을 아는데
열쇠를 돌려도 안 되는 짓.
다시 웨딩드레스를 입혀주려나,
아니면 나 턱시도 입으려나.
황제여, 여왕이여, 왕자여, 공주여.
열쇠는 돌릴 수 없으니.
어쩌면 이것이 선.
연인될 수 없는, 그래서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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