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B: double side

영양가 1도 없는 관심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20. 8. 7. 09:37

그러고보니 직장에서도 그렇게 도움되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이번 2월에 옮기게 됐는데 거기서 예전 기관장이 하는 말,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들었다면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나?

만약에 기관장이 아니었으면 죽빵을 날렸을지도 모른다. 책임감? 소명의식? 그러면 너덜너덜하게 찢겨져 보라고 하라 그래. 나같은 상황이면 그런 걸 챙길 시간조차도 없을 테니까.

 

그렇게 해서 새로 보게 된 기관장과, 거기에 있던 부기관장은 결론부터 말하면 <너는 내 운명>의 김대진 부부를 보는 느낌이었다. 사람에 대해 지켜주고는 싶은데 정작 능력은 없는.

김대진 부부가 장새벽에게 그런 것처럼, 내가 기억나는 게 내가 본래대로라면 주 업무장소를 손본 것밖에 없다. 사실 그것도 마음에 안 들었다. 업무장소가 깨끗하다고 우리 업무가 잘되는 건 절대 아니니까.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내가 하는 일이 그렇다.

그리고는 하는 일이 출근할 때마다 보면 너무 반갑게 웃어주는 거였다. 그게 뭐가 나쁘냐고? 나한테만 그러는 것 같아서 그렇다. 바꾸어 말하면, 내가 그 동안 상처받은 인생이 아니었다면 내가 죽든 살든 관심도 없었겠다 그 소리가 아닌가? 다른 동업자들에게는 그렇게까지 웃었던 적이 없다, 부기관장은.

 

그래서 처음에는 부기관장이 본인이랑 같은 공간을 쓰자고 했다. 그런데 그 때 수석관이 본인이랑 같은 공간을 쓰자고 해서 옮겨온 것이었다. 최악보다는 차악이 나은 것 같으니.

수석관은 어떠냐고? 그렇게 볼 일은 많이 없으니까... 그런데 굳이 나에게 출필곡 반필면을 해야 하는가 싶다. 그래서 한 번은 이렇게 말한 적 있다. "보고 좀 그만하시죠, 여기가 무슨 군대입니까?" 점호도 아니고 뭐냐;;;;;

 

그런데 이번 휴가가 끝나면 구성원들이 매일 전원 오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외부의 권유 때문에. 이걸 보고 역시 내가 옳았다는 걸 확신했다. 기관장과 부기관장이 만만하게 보인 게 아닌가 하고(어디까지나 추측이다.). 왜냐면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가? 확진자는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있는 상황이다. 괜히 그 동안 집단장소에 대해 규제한 것이 아니고, 지금 KBO가 10%만 관객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 때 100%로 해서 확진자가 생기면 어쩔 건데? 그러면 우리보고 그 때는 죽일 놈 살릴 놈 그럴 거 아닌가?

결국 그랬다. 기관장과 부기관장은 날 구원해주겠다고 설치지만, 절대로 그럴 일은 없다는 것. 분명해. 물론 두 사람이 그걸 깨달을 일은 없겠지, 우리 본가랑 비슷해서 본인이 하자는 대로 하면 잘 된다고 믿는, 시궁창 따위는 안 걸어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어떤 생각하는지 전혀 1도 모르는 족속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