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B: double side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20. 8. 5. 11:17

사람에게서 좋아하는 공간이 있고 싫어하는 공간이 있는 건 당연하겠다만은 나만큼 이렇게 온도차가 심한 곳은 없을 것이다. 첫 번째로 본가.

 

5월 마지막 주 이야기다. 인천에 올라가자는 거였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코로나 19 때문에 몰려있는 건 어려운 상황. 그런 이유로 바로 형수에게 전화를 해서 따로 올라가겠다고 말해놓은 상태였다. 본가랑 같이 있으면 항상 잉여 신세를 면치 못하는데 그 기회에 쌍둥이들을 제대로 봐주려 하기도 했고...

그런데 KTX에 타고 얼마 안 되어 이 양반들이 날 속였다. 왜냐면 본가에서 올라온다고 전화가 왔다. 바로 같은 호차에서!! 거기서부터 마음이 상했다. 내가 무슨 이유로 따로 올라가는지 이유까지 형수에게 친절히 설명했는데 그걸 무시하다니... 물론 형수는 그럴 리는 없겠다만 말이다. 거기다 1박 2일이었다, 아주 불편한 동거.

 

뭐 그건 괜찮았다, 인천에서는. 그런데 광명역에 내려가면서 역시나, 살 쪘다면서 엄청 욕을 했던 것이었다. 본인들은 화내는게 아니라고 했는데 그게 화가 난 게 아니면 뭔데? 옷도 입는 것도 거지같고 너 같은 놈한테 붙을 놈은 없을 거고 왜 자꾸 따로 가려고만 하냐면서.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항상 이유를 붙여 가면서 싸우려고 덤비는 사람들인데 어떡해? 그러면 나도 싸워야 하나? 그러면 더 심한 폭언을 할 거면서!

그래서 역사에 있는 동안 앉지도 않았다. 그 날로 옷이란 옷은 전부 샀고 있던 옷은 바지 빼고는 전부 버려 버렸다. 거기다 음식들도 전부 버려 버렸다. 그리고 그 중에 본가에서 카톡이 왔는데..... 한참 패 놓고 당근 주면 무슨 소용이란 건데?

 

근데 또 이번 8월 말에 또 보자는 것이었다. 생일이라면서. 꼭 같이 가자고 하길래 5월 일을 언급했는데 "그러면 살 빼면 되지!"

그래서 난 말했다. "미안한테 난 말하는 기준이 뭔지 모르겠어. 그래서 죽어도 그 기준 만족 못 해."

그리고는 또 싸울텐데 왜 그러냐고 하니까 "그러면 어쩔 수 없지. 다 너 때문이잖아!"

이건 또 무슨 헛소리란 말인가? 부모자식 간에 틀어지면 말로 해야지 대놓고 싸우자는 게 인간이 할 말인가? 실컷 싸우고 나면 풀린다고 하지만, 본인이 무슨 미키 골드밀이라도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러러면 아예 서로 볼 때 싸우는 시간을 할당하지 그러냐? 그리고 무조건 나 때문이라는 말도 그렇다. 정작 본인들은 잘못이 없다고? 그러면 내가 처음 고시에 합격하고 나서 군대로 꺼지라고 한 건 뭔데? 그리고 처음 발령받고 나서 (룸메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반찬들을 쓰레기 던지듯이 갖다준 건 뭐란 말인가? 룸메는 안 먹고 난 안 먹고 버리면 쌍욕 먹을까봐 먹다가 이렇게 살 찐건데.

그리고 2014년에 제주도에서 내가 힘들다고 했더니 1시간 동안 쌍욕한 건 뭔데? 정작 그건 생각 안나나보다. 하기야 본인들이 진리요 길이요 생명이라면서 완전무결한 인간이라 하고 있으니 그런 게 생각날 리가 없겠지만.

 

아니, 어차피 그건 의미가 없다. 이제 본가를 포기했으니. 왜냐고? 내가 엄청 살 빼서 기준을 만족했다고 치자. 그러면 본가에서 잘 해줄까? Never! 그러면 또 나한테 마음에 안 드는 점을 억지로 뽑아내서라도 날 타박하겠지. 왜냐고? 내 기억으로, 거의 20년 동안 나에게 웃으면서 대한 적이 없으니까.

그래서 역시나 결혼? 그런 생각하기 망설여진다. 아버지를 그렇게 대하는데 그 새끼들이라고 잘 대할 리가 있는가? 뭐? 아버지 어머니는 개같다고 해서 손자 손녀는 이쁘다고? 입장을 바꿔서 당신이 그 아버지와 어머니인데 당신 입장에서 자기들을 쓰레기 취급한 부모와 시부모가 자기 자식들에게는 우쭈쭈하면 얼마나 가식적으로 보일까? 마음 같아서는 당신의 부모나 시부모랑 아예 손절하거나 손절이 안 된다면 물리적으로 처리해버리고 싶을 수도 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인간은 변화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주변에 변화하지 않는 인간들이 많으니까 숨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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