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B: double side

우연 그리고 우연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24. 8. 12. 00:01

업무년도가 시작하고 들었던 것이 있었다. 내가 있는 사무실이 오후에는 다른 업무에 쓰일 것이라는 거였다. 하긴 작년에도 그런 적이 있기는 했는데 작년이 주 1일이면 이번에는 주 2일이었다. 거기다 크로플 씨(이름을 밝힐 수 없으니 그분을 일단 이렇게 칭한다.)의 업무까지 포함하면....(사실 내 사무실의 원주인이 크로플 씨였다.)

그런데 직장이 공사중이라 갈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어디로 갔냐? 모듈러 2층에 강사 한 분이 있는 사무실이 있는데 평소에는 조용해서 거기로 갔다. 작년에도 그랬으니...

 

그런데!

 

크로플 씨가 왜 거기서 나와요....????

알고보니 내 사무실을 오후에 비워야 하는 화, 금요일에, 딱 그때가 크로플 씨의 주업무 시간이 아니었다.

그러면 뭔일이 있었냐구요? 별일 없었는디요..... ㅡㅡ

당연하다. 이건 장원영이 같은 직장이라도 그랬을 것이다. 전술했겠지만 네번이나 속고만 살았던 시카옹이 먼저 말걸고 나한테 말걸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뭔소린지 잘 모르겠다면? <오렌지 마말레이드>에 대해서 보는 걸 추천한다. 단행본 기준 3권 중반까지의 백마리가 딱 나니까.

 

그런데 또 하나 아이러니한 것은, 지난 2년 동안 직장에서 한 말보다 더 많은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걸 몇 가지 짚어보겠다.

첫째로 크로플 씨의 업무. 보통 업무일에 맞추어 먹을 게 박스로 오고는 하였다. 그런데 작년에 그에 대해 사고가 있었다는 썰을 들어버린 것이었다!!!! 그 박스가 당연히 내 사무실로 오는 만큼 스파크가 번쩍.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것이,

'많은 사람이 알면 사고의 확률은 줄어든다!'

그래서 그날 올 동업자와 크로플 씨에게 메신저로 알려줬다. 다만 요즘은 답장이 없다슬마 내가 말도 안되는 환상을 품었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그리고 크로플 씨의 사무실이 바로 옆이라 상담도 이루어졌다. 상담이 상담이니만큼 처음에는 비켜줬는데 나중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해서 듣기만 했다.

그에 대해서 파생되는 것인디, 약간 부럽더군. 그렇게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게. 아예 그 사무실의 구성원들은 크로플 씨에 대해 신과 비슷하게 보는 것 같았다. 심지어 유튜브까지 알고 있었으니까! 거기다 더해 크로플 씨의 옛 부하들까지 5월부터 적지만 꾸준히 찾을 정도였으니물론 나중에는 넘 많이 찾아온다믄서 ㅋㅋ.......

 

하여튼 평소에는 말을 잘 안하는 나라 크로플 씨에게 말할 때는 일부러 다른 동업자 분에게 말을 걸고는 했다, 주로 크로플 씨랑 관련된 화제로. 그러면 크로플 씨는 답해주었다, 어떤 형태든. 그런 게 웬지, 좋았다.

그러나 내가 직접 말했던 것도 없지 않으니, 크로플 씨의 생일 때. 그 때 크로플 씨가 추천한 소설이 있었으니, 바로 전독시, <전지적 독자 시점> 되시겠다.

 

그리고 어제부로 50%를 넘겼다. Olleh!! 왜냐면 마음 속으로, 이번 휴가 때 전독시를 반 넘게 읽은 걸 보이겠다고 약속했기 때문. 휴가 전에는 35%였다.

 

하여튼 이런 것이, 불과 4개월 만에 생긴 변화다. 그것도 내가 생각못한 단계로. 그래서 올해가 지금 직장에서 있을 수 있는 마지막 해라 내년에 바로 경북을 떠나려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이런 사람들이 있으면, 굳이 떠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응?? 크로플 씨에 대해 무슨 생각이냐고? 전혀!! 그건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이렇게 부분적으로 터놓을 만한 사람을 본 것은, 처음이란 말이지. 그래서 감정? 그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날 왕따시킨 자들에 대한 적의는 더 타오른다. 그놈들이 날 학대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크로플 씨 이하들에게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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