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F: magic diary/1월의 '대의'

두 번째, 10일 - 2. 회식이 필요없는 이유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18. 1. 24. 01:33

지난 주에 했던 RS는 50명은 됐을 것이다. 이번에는 25명이라 혼자 앉기에는 좋았다는 것, 그것이 장점이었다.

뭣보다 이러한 RS의 끝을 봤던 나였으니까.


첫 번째 강의는 우리가 쓰는 교본들의 내용에 대한 것이었다. 그 내용이 왜 교본에 나오는지, 그리고 또다른 기관들에서는 이 교본이 어떻게 서술되어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보는 내용들이 실제와 맞는지 아닌지.

여기서 나의 바닥이 드러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역사에 대해 내 예전 지식말고는 끄집어낼 게 없었다. 젠장, 지금까지 내가 헛살아왔나? 왜 이렇게 바보같냐고 ㅠㅠㅠㅠㅠㅠ

그 때 환생해서 더 똑똑한 사람으로 태어나야 했나.... 그렇게 생각되었다. 너무 바보 같아서. 뭐? 너무 극단적이라고? 그러면 어떡해. 그 때마다 2009년 1월 2일이 생각나는데....


두 번째 강의는 나 역시 아는 것이라 패스.


세 번째 강의가 제일 인상적이었는데, 책들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책들을 이용하여 진행되는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괜찮은데? 다만 내가 쓰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거.


그런데 저녁에 환영회를 했다. 다들 가는 분위기라서 쩔 수 없이 가기는 했는데... 일단은 혼자 앉아서 고기를 먹었다. 엥? 너무 그러지 말라고. 나 잘굽는다구.... 그러다가 사람들이 추가되어 얘기들을 했는데 93학번이라는 반장 한 분이랑 나보다 후배인 두 분이었다(다만 같은 단위는 아니다. 나 입대할 때 입학한 분도 있을 뿐더러, 천안 분들이라..). 작년 RS 때도 어땠는지는 아니까 별 이야기는 안 했는데 반장이 주로 어떤 집단을 맡았는가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재작년에 버림받았던 일이 생각나서, 그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해버렸다. 순간 나도 놀랐다. 나 같은 인간이 정말 없으니까.... 그래서는 잘 안 마셨던 그나마, 맥주를 마셔버렸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끝났던 건 아니고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했다. 반장이 절 이야기를 하니까 갑자기 신나서(;;;) 원불교 법당과 이슬람 회당, 정교회, 콥트 교회 회당들 이야기도, 후배 두 사람이 천안 사람이라 안녕하세요에 나왔던 그 돈까스 남편 이야기도.


순간 놀라기는 했는데 뭐.... 상관없다 생각되었다. 지금이야 다들 이렇게 모였다고 으쌰으쌰 신나 있지만, 과연 2주가 지난 후에도, 밴드가 유지나 될까? 기억하기나 할까? 어차피 다들 우월한 사람인데 반역자 따위를 기억할리는 없지.


그렇게 해서 생각했다. 같이 있고 싶다는 말에, 절대 속아서는 안 된다고. 최도경이 그런 것처럼 RS가 끝나면 다들 지워버릴, 책임지지 않을 사람들이 이 사람들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