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D: toward ground/the Fact!!

위방불입(危邦不入)을 기억하십니까?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21. 5. 24. 18:43

9월의 전면등교는 예고되었다.

그리고 확인된 것은 경북과 제주가 오늘부터 전면등교를 하겠다는 것이 드러났다.

 

https://dgmbc.com/article/KpBqCJkykIvXFKM

https://www.nocutnews.co.kr/news/5556442

전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에서는 과대학교가 아닌 이상 전면등교를 하겠다는 것이다. <사랑을 믿어요>에서 김우진이 최윤희와의 결혼을 선포했을 때처럼, 상당히 놀란 분들도 많을 것이다.

 

명분은 이러하다. 코로나 19의 유행에도 학교는 안전했으며, 원격수업 때문에 학습의 공백이 우려된다는 것, 그리고 등교수업 확대를 통해 학력 격차의 해소와 정상적인 학습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렇다면 이러한 선제적 전면등교를 통해 말했던 명분의 실현은 가능할까? 만약 나였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희망사항은 잘 들었구요. 실제는 어떨지 그걸 말해 봅시다."

 

문제는 이것이 희망사항이라는 데 있다. 이것도 오늘 있었던 사실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524060600056?input=1195m 

제주도의 총 학교의 수는 유초중고 다 합쳐서 216곳이라고 한다. 그 중 8곳이 원격수업이 되었다는 말인데 일단 비율을 따져보도록 하겠다.

8 / 216 * 100 = 3.7%

그리고 유은혜 부총리가 말한 '안정적인 추세'인 1000명 이하를 전 국민의 비율로 따져보도록 하겠다(2021년 4월 기준).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1051201030103022001 

1000 / 51702100 * 100 = 0.0019%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안정적인 추세'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소리.

https://www.news1.kr/articles/?4312503 

지난 주를 살펴봐도 학교의 비율을 보자면 0.0019%를 넘고 있다.

 

만약에 이 수치로도 이해가 안 된다면 다음에 따라 설명하겠다.

 

1. 학교가 코로나 19에 '특별'한가?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그만큼 모이면 위험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인 것이다. 물론 학교는 '사적 모임'이 아닌 '공적 모임'이기 때문에 그와 상관없다 쳐도, 코로나 19가 처음 발생했을 때 괜히 밀집도 1/3이니 2/3이니를 따진 것은 분명히 '공적 모임'이라 해도 다수가 모이면 위험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렇게 설정한 것이 아닌가? 전면등교가 되면 당연히 위험할 확률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다른 곳은 위험해도 학교는 안전하다.'

왜? 부인해야겠다.

학교가 코로나 19에 '안전'했던 것은 왜 그런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 당시에 거의 실시간 수준의 방역 대책을 마련하고 그에 따라 각 학교에서 관리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학교가 원래 안전해서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만약에 그런 대책이 없이 등교를 추진했다면? 제주도를 기준으로 보면 그의 9배에 가까운 33.6%까지 올라갔을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과대학교 제외 전면등교가 11월 2일이었을 때 확진자가 97명, 수도권 초등학교 등교 중단이었던 때가 12월 15일이었는데 그 때는 880명이었으니까. 만약에 그 때 등교 중단이 되지 않았다면? 글쎄......

그래서 바꿔서 말해야 한다. '다른 곳은 위험해도 학교가 안전한 것은 그만큼의 방역 대책이 있었다.'

그리고 그 학교가 안전한지도 생각해 볼 문제다. 학교가 어떤 곳인데 모든 학교가 안전한 것이 좋지 않으려나.

 

2. 원격수업이 문제인가, 아닌가?

원격수업의 문제는 온라인 개학 당시에서부터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원격수업이 문제라는 얘기를 계속하고 있다. 1년 동안 그렇다. 그러면 대체 그 동안 뭘 했단 말인가? 적어도 1년이라면, 그리고 능력이 된다면 무엇이든 하여야 한다. 이미 원격수업이 충분히 진행된 만큼. 아마도 "실시간 화상 수업을 무조건 높여야 잘 된다!"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미안하게도 실시간 화상 수업만으로는 할 수 없는 교과들도 많다. 괜히 원격수업을 3종류로 분류한 것은 아니다. 만약에 아직도 원격수업이 문제라면, 그렇게 분류한 의미가 없는 것이다. 결국 원격수업을 위해 여러 자료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보면 거의 교사의 개인적 제작이 보통인데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비단 주요 교과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교과들에 원격수업 자료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교육부, 교육청 차원에서 진행되지 않는다면 원격수업은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다.

즉, 지금도 저 소리를 한다는 것은 상층부가 원격수업에 관심이 없었다는 합리적 의심도 가능한 것이다. 물론 진짜로 그럴 리가 있겠냐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본다. 원격수업에 관심도 안 뒀으면서 못 하겠으니까 그냥 전면등교하겠다는. 그리고 이후에도 코로나 19 같은 상황이 오면?

 

3. 학교가 특별하지 않다

카페에서 1시간 내에 머물 수가 없는 것, 그리고 2020-2021 시즌에 V리그가 무관중 경기로 끝난 것, 모든 경기장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관중을 50%, 30%, 10%만 받는 것도 당연히 안전을 위해서인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학교에서 그러한 제한이 풀린다면? 당연히 "학교는 되는데 우리는 왜 안 돼?!!" 이렇게 말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왜냐고? 학교는 카페, 운동 경기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은 시간을 지내는 공간이다. 그렇다면 학교가 그렇다면 다른 공간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되고, 자가격리도 필요가 없다는 것이 되며, 10시 이후에도 어디든 마음대로 출입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전면등교를 주장하는 분들이 보면 당황하겠지만, 형평성이란 그런 것이다.

그러니 방법은 하나다. 학교를 전면등교시킬 거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모든 제한을 해제하든가, 아니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제한을 해제할 수 있을 때 학교를 전면등교시키든가.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오래 있는 학교도 모두 등교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테러리스트도 아니고 왜 계속 제한을 거는 거냐?' 라는 논리는 분명히 나올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예는, 지난 주의 김천의 예를 보자. 김천은 버스에서의 확진이 있었다는 것 때문에 김천역에서만 해도 수백 명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아야 했다(본인도 검사를 받은 대상자이니 이것은 100% 진실임을 확신한다.). 그런데 그 다음 주에 전면등교를 하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지역 하나니까 지역 하나쯤 그렇게 1000여 명이 검사를 받아도 상관이 없다 그 소리인가? 그것은 그 지역을 버리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버스로 인해 확진이 되었다는 것은 학교가 사회가 절대로 분리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지난 주의 사례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19 검사는 두 번 이상 대상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 안타깝지만 학교는 홀로 떠 있는 섬이 아니다.

 

4. 미봉책의 역사

앞에서 오늘 전면등교가 되었던 제주도에서 원격수업을 하게 된 학교는 8곳이다. 그리고 '안정적인 추세'의 확진자 비율보다 더 높다. 즉 아직까지는 전면등교는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하겠지만 첫날만 확진자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1번에서 보았듯이 '보통의' 수도권 초등학교 등교가 전면 등교에서 등교 중단이 될 때까지 43일이었다. 43일은 굉장히 빠르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겠다. 그렇게 원격수업이 되었다가 좀 잠잠해졌다 싶으면 다시 등교하고, 또 확진자 생기면 원격수업하고, 또 잠잠해지면 등교하고 그럴 것인가?

약간 상관은 없는 주제지만 1960~1970년대에 교사 부족으로 인해 사범대학의 수가 많이 늘어났고, 그리고 중등 임용고사의 경쟁률에 대한 책임은 사범대에 들어온 '죄'밖에 없는 사범대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그러니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학교는 실험용 쥐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학교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도. 물론, 해 보지 않고 어떻게 아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통제 변인이 너무 많이 변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5. 슬픈 인간의 심리

97명과 880명. 43일 만에 일어난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학교는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전면등교를 한다고 확진자 수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 학교도 작은 사회기 때문이다. 슬프게도 인간의 심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학교의 정책을 결정하는 지위라면 말한다. 전면등교를 생각하고 있다면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미 전면등교를 발표했다면 이렇게 말하면 좋을 것이다. "아, 생각해 보니까 잘못 생각했네요. 재고하겠습니다." 분명 용서는 받지 못하겠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데 저렇게 말이 잘못 나올 만도 하지. 그 동안 힘들었구만.' 하고 이해는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5가지에 걸쳐 설명한 것은, 그만큼 아직까지 전면등교를 논하기에는 슬프지만 어렵다는 것이다. 위방불입이라고 하였다. 위험한 곳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살아남기 위해 위험한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면 살아남아야 무엇이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사망하지 않고 살아남는 것보다 최우선인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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