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A: the wandering

계속되어야 할 노래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18. 2. 2. 00:46

검은 학사모

누구도 쓰지 못하니

쓴다면 기억은 사라지리라.

동지든 선배든 후배든

지나가는 사람으로 되리라.

여보, 당신만

맞다고 하는 것처럼.


마지막 결집

선조의 뼛조각을 찾아

깃발의 맹세 외치기 위하여.

아! 그러나 신은

제주교육대학교를 집어삼킨 자들의

등 뒤에 있었구나.


피투성이 손

가짜 보석이 박힌 왕관

무거운 원수복을 입은 자여,

자주 민주 통일교육의 힘찬 선봉의 기지에

한 번씩 당도했다네.


보네, 쉬는 시간마다 하하하.

카페에 가자고 하하하.

술을 먹자고 하하하.

고기를 먹자고 하하하.

뭐든 하하하, 하하하.


왕자는 불을 보았다.

어차피 사그라질 불,

그래서 웃어보자며

자신을 웃음으로 해친다.

그리고

불씨에다 물을 부어버릴 거면서.

다시 학사모를 써버릴 거면서.

웃지 마!

나 잊어버릴 거 알아.

틀림없이 최도경처럼

지안아 지안아 그러면서

쫓아가서 같이 죽자고 할 걸 알아!


그러니 말해.

그딴 번개보다

그딴 폭포수보다

물처럼 이어지라고,

물이 여러 강으로 흩어져 보라고.

그래서,

강에서 사람들이 살게 하자고.

다시 깃발, 시작해 보자고.

청운의 기억, 다시 말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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