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A: the wandering

표절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20. 3. 20. 23:48

하수구가 집인 인간에게,

땅 위에서 살았으면서

누가 바꿔보겠다 하는가.

누가 꽃길을 만들고

누가 흙탕물길에도 헤어지지 않겠다 하는가.

 

하수구 물도 마셔보지 않았으면서

베이고 찢겨져

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

너만을 바라보겠다고

똑같은 각도로 마이크를 잡는다.

 

너 지탱하게 해 줘서 고맙다고,

앞으로 30년을 함께하고 싶다고.

하! 누가 지탱한다고 하는가.

누가 함께할 수 있다고 하는가.

 

당신이 잡은 마이크,

벚꽃이 피어오르는 순간

소리는 죽어버릴지니.

깃털이 흩날리는 순간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지니.

벚꽃과 깃털을 따라하겠다는

저 행복한 소리,

위험한 행복한 소리에

웃다가 죽을지도 몰라 귀를 막는다.

 

말하라.

미야와키 사쿠라를 구원한 것은,

이채연의 말이 먼저가 아닌

외로움 속에서 같은 외로움에

같이 있었던 것이라.

교복조차 잊었던 사쿠라의

남몰래 바람에 휘두르던 검에

교복이 되어주었던 때.

 

그 본부장의 오만함에

더 이상 속지 않겠다고

어설픈 따라함에 속지 않겠다고

다시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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