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F: magic diary/퍼스지 겨울의 서

진짜 경계에서 겨레의 자랑을 외치다 01. 상기되었던 기억, 평범한 자, 돌아가려 한 이유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16. 1. 25. 23:05

제목에 대해서 잠깐 말씀드리자면 왜 '경계'냐면 중의적이다.

하나는 내가 살아온 인생이 '경계인'인 것. 고사생 출신이었기에 그러면서도 아니게 살았던 것이 나였고, 그리고 RS를 간 선산읍은 김천과 구미 경계에 있다. 그리고 김천에서 가는 게 의외로 빠르다. 진짜로!! 김천터미널에서 선산터미널까지 40분이니까.

그리고 겨레의 자랑은 뭐냐고? 대경총련 기치다. 피하는 조직이지만, 피할 수 없는 기억. 적어도 나에게는......

 

이번 RS에 대해서 결심한 건 작년 12월 초였다. 특수분야 RS라고 상위기관 외에서 RS를 여는 것이 있는데(문제는 올해부터 예산 깎인다고 한다. 썩을놈들 -_-) 그 중에서 무슨 네트워크에서 그 RS를 한다고 해서 '뭐지?' 싶어서 단체 이름을 찾아봤다. 찾아보니까 '뭔가 생각 있는 사람들인걸?' 싶어서 담당자에게 물어보고는 작년 12월 16일에 신청했다(왜 날짜까지 기억하냐 하면, 월급 들어오기 전에 입금해서;;).

워낙은 부담은 없었다. 드리미포토에서 오랜만에 성공적이라 그런 것도 있었고, 선산읍까지는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였기 때문이었다짐을 안 들고 가도 된다는게....

 

 

버스를 탄 건 8시.

그리고 버스는 개령면과 감문면을 거쳐갔다. 그런데 보니까..... 과거에 영양군에서 본 것들이 생각났다. 시가지를 지나니까 보이는 농촌의 모습들. 1995년 행정개편 이후에 도농복합시다 뭐다 해서 뭔가 했는데 이것이었다. '정말 김천에 대해서 1%도 모르고 있었군' 그게 실감이 났다. 그러고보니 안동도 그랬다. 임동면.... 진짜 오지라고 생각했던. 언덕을 올라가야 터미널 비슷하게 있던 걸, 잊지 못한다.

중간에 내렸을 때는 무슨 삼거리였는데 맙소사;; 뭔놈의 횡단보도가 미로야?;; 여튼 RS 장소로 올라갔다. 그런데 정확히 어디란거야?!!!! 표지도 안보여설랑.... ;; 일단은 들어갔다. 왜냐면 추워서... ;; 좀 안쪽으로 들어가니까 유리문이 있고 사람이 세 명 정도 있네? 알고보니 머리 긴 분이 그 담당자 분이었다. 그렇게 해서 RS는 시작되었다.

 

기억나는 것 몇 가지를 말해보자면,

관료적 조직에 대비되는 강한 전문적 공동체라는 것, 그는 업무가 아니라 인간 단위일 때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실제로 그를 실현하고 있는 여러 가지 기관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그리고 기관에 대한 혁신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이라는 것, 그리고 협의회라는 것을 어떻게 운영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 자세하게 쓰고는 싶지만.... 나의 진짜 정체를 여기서 드러낸 적은 없으니.....

 

그 중에서 기억나는 것이 어떤 것이 있냐면, 바로 협의회. 그는 전달이 되는 것이 아닌 진짜 '협의'가 되어야 하고, 어떠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모여서, 서로 말해보게 하는 것이라고, 내가 기억하는 것은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왜 자세하게 하냐고? 왜냐면 대학교 3학년 때부터 내 꿈이었거든.... 연합이든 노조든 그에 구애받지 않는 공동체. 우리들 세대에서. 자유로운 우리들 세대에서의 연합 공동체. 그 때의, 대학교 시절 각자가 전사로써 산 것처럼..... 아마 실습 때부터였을 것이다. 실습 동지들끼리 서로 자주 연락하고 지내면서 우리에 대해서, 우리들의 일에 대해서, 우리들의 미래에 대해서 말해보자고. 그렇게 소박하게 시작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실습 동지들끼리 연락이 안 되면서 이미 틀어졌다. 그렇게 해서는 낙인이 찍힌 이후로, 전국청소년학생연합과 접촉하게 되면서 그러한 공동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화되기는 했다. 특별히 대표가 있다기보다는 집행부를 중심으로 해서 느슨하게 운영이 되는.... 하지만 내가 3수생으로 다시 전락되면서 구상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낙인에서 풀려나도? 일단 내가 등신인데? 전역해도? 나부터가 서자 취급인데 무슨.....(그래서 강의 중에서 무슨 리더십이라고 써 보라는 것이 있는데 쓸 말이 없었다. 대빵이 된 적도 없는데 무슨... -_-)

그렇게 해서 김천에서 와도? 일단 패밀리라고는 하지만 난 거의 초보에 가까웠다. 거기다 알고보니 내 친구를(앞서 말한 친구와는 다름. 재수생 출신. 참고로 말하면 겨론했음..) 제외하고는 다들 적파자손이었다. 그러니 그것 때문에 날 피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금수저가 아닌 이상 나서기가 힘들었던 게 실상이었다. 그렇게 해서 꿈도 못 꿨다.

이번 3월이면 다시 인원이 바뀌는데 그 사람들로 과거에 생각했던 그런 공동체를 만들어 볼 수 있을까? 글쎄.... 그러기에는 금수저가 아니니.. 사실 이번 RS에 대하여 그런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온 건 아니었다. 다만 한 가지,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것이었지(내가 출사를 가는 것도 같은 논리다.). 난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는 인간은 아니다.

 

 

그리고는 집에 와보니까 8시 반쯤에 진솔한 TV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는 오랜만에 보는 곤지님이랑 현주씨. 알고보니까 운동방송은 내일이었다. 그렇게 해서 보고는.... 오아희 님이 걱정되어서 OMG TV 라이브 썸네일을 봤는데(블락당해서..) 지금도 방송에 나오시는 걸 봤다. 의외로 괜찮아보였다. 그건 다행이네.. 머릿속에 맴돌았으니 계속, 누군가가 다친다는 건... 그렇거든(왜 그렇게 민감하냐면..... 2008년 일 말씀하시면 말씀드립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