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F: magic diary/퍼스지 겨울의 서

진짜 경계에서 겨레의 자랑을 외치다 02. 내 직장에서도 진실은 보여주지 않았다.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16. 1. 27. 23:56

선산까지 가려면 일찍 서둘러야 하는 것이, 김천에서 9시 반까지 갈 수 있는 제일 빠른 버스는 8시 버스다. 김천터미널에서.

그렇게 해서 선산까지는 40분. 그러니 빠를 수밖에 ^^;

 

그 날 이야기한 것은 주로 '공동체'였다.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해서. 그런데 생각했던 건, 경북에서 그것이 쉬울까... 라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직장 특성상 동급의 기관과 서로 연대할 수 있는 경우는 엄청 드물다. 하나의 성처럼 자리잡은 것이 우리 직장의 모습인걸..... 그래서 그에 대해서 질문해 보았다. 첫날과는 달리. 어떻게 외부의 공동체와, 타 기관들과 연대할 수 있냐고. 그래서 무슨 연구회를 이야기했는데, 이보쇼... 그거 1년에 2일밖에 안모이거등... 일단 들은 건 외부의 공동체는 의외로 많다는 것. 그런데 김천에는 그런 공동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하기사, 나 살기부터 바쁜 것이 현실이니까.......

 

점심시간에는 상주의 내서 사람들과 밥을 먹었는데 이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게 여러 기관들과 모여서 무슨 부스를 여러 가지 했다는 것에 대해서 들었다. 자신들이 하는 캠프가 있는데 거기에서. 그러고보니까 그 사람들이 괜찮아졌다. 그래서 얘기들을 해 보고 싶어졌는데 문제는 이 사람들은 나와는 조금 다른 직장의 사람들이라...... 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자리 옮길걸... ㅠㅠ 그걸 오후에 실감했다. 왜냐고? 비슷한 나이대가 있기는 해서..

 

그리고 오후에는 정말 움직이는 건 엄청 했다. 그 중에서 주로 쓴 건 포스트잇. 포스트잇으로 자기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이었다.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와, 앞으로 바라는 것.

그래서 나는 썼다. 나의 시작이었던, 참교육 애국지사 박영순 회장님의 이야기와 지금의 내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문장으로(단어로 하라고 했는데 도저히 단어로는 할 수가 없었다.).

그게 시선을 끌었던 것이었을까? (물론 이름은 안 썼으니 모르지.) 강사가 나를 불렀다, 두 번이나. 그래서 그 이야기에 대해서, 모였던 사람들 앞에서, 했다. 이야기를.

내가 어떻게 해서 이 길을 선택했고, 어떻게 망가졌는가에 대해서.

심지어 솔아님조차도 모르는 것까지도(그런데 내가 출사자로써 살면서 내 진짜 직업에 대해 아는 사람은 솔아님과 모앤바 실장님밖에 없으니 당연하지 않은가;; 그리고 실패한 인생인 건 솔아님과 설레나 님밖에는 모르고. 하지만 이 길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건 두 분도 모른다. 진짜.). 모두들 들으면서 놀랐던 분위기였다. 이런 인간이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동질집단인 우리 직장에서. 사실 상주 내서 같은 사람들도 있어서 말했던 거였지 아니었으면 봉인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우려는 그 다음의 활동들에서 나타났다. 시를 쓰는 거였는데 내 딴에는 좀 진지하게 쓰려고 했건만 다들 밝은 이야기만 해대서는.... 이보시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그게 아니라니까...... 청력에 문제있소?!!

그리고는 또 무슨 해결책이니 뭐니 했고..... 내가 이단아고 문제아고 실패자인데 무슨 문제해결;; 그건 옥의 티. 그런데 답을 못쓰겠는걸 어쩌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