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F: magic diary/1월의 '대의'

두 번째, 10일 - 10. 다시 혼자냐 아니냐

시카마법사 aka PODAIM 2018. 2. 2. 22:03

다시 짐을 싸려 할 때 묘했다. 다음 주에는 다시 출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휴가가 많으면서 왜 그러냐 하겠지만, 내 직업은 사람을 잘못 만나면 그만큼 고생인 것이니까.

그렇게 해서 빨래한 것들을 겉옷은 빼고 파우치에 넣으니까 거의 차 있었다. 그리고 가방에 넣고 메니까 엄청 무거웠다. 그럴 거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아침은 장조림이었다. 그리고는 위로 올라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그 때, '아, 합반이랬지.'

그래서 교원대에서 처음 들렀던 1층으로 가니까 다들 있었다.


이 강의는 글쎄...... 기억은 잘 안 났다. 그럴 만도 한 게, 유물에 대해 의문을 가질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그랬다.


그런데 강의는 10시 50분에 끝났는데 수료식은 11시 40분에 있었다. 대체 왜???? 어제 들은 거지만 왜인가 생각했는데 높으신 분들이 오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수료식은 정작 10분. 그러면 이것 때문이었다고??

다행한 건 교원대 버스 시간에는 맞을 거라는 점.


그렇게 해서 점심을 빨리 먹고 수건도 챙겨가니까 엄청 무거웠다. 그래서 들고는 함인당을 나섰다.


중앙에 가 보니 역시 버스는 대기하고 있었고, 그대로 502번으로 갈아타서 오송역으로 갔다.

그런데 502번부터 같이 있었던 분이 아는 척을 하는 것이었다. 나도 아는 척을 하는 건 기본이겠지만 갑자기 그러고 싶지 않아졌다. 밴드에 올라온 글들로 봐서는....... 지금 이후로는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이 아닌가. 어차피 이렇게 보고 땡일 거면, 밴드는 대체 왜 만든 거지? RS는 왜 하는가? 아니다. 차라리 혼자서 주위 사람들을 찾아서 듣고 말지.


하여튼 기차는 어느새 김천역에 다다랐고, 그대로 집에 갔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서의 RS를 폄하하는 건 아니다. 만약에 이것이 없었다면 난 그냥 대구로 끌려가서 그런 가식을 몸으로 체험해야 했을 테니까. 특히나 내가 궁금해했던 근현대사라 강의들은 엄청 괜찮았다. 거기다 시설들도 내 집이었으면 좋겠던 것들이 많았고.......

사실 사람들도 나쁜 것은 아니다. 그건 팩트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그 당시만 좋은 거고, RS가 끝나고 그 다음이 없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것이 그랬지 않은가? 목적이 끝나버리면 다들 흩어져서, 서로 연락? 그런거 없는. 작년의 3주 간의 RS가 그걸 확실히 증명했다. 지금이야 다들 오오 좋습니다 친해집시다 하다가 한달만 지나도 누구세요 그럴, 그게 현실이야.

내가 너무 심하게 말했다고? 어떡하란 말인가, 내가 겪은 팩트는 그런걸...... 결국 난 다시 혼자가 될 수도 있다. RS의 기억이 다들 소멸된다면, 그놈의 밴드건 번개건 모임이건 쓸모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환영회 때 경비는 미뤄볼 생각이다. 왜냐고? 내가 경비를 입금해 버리면, 그 이후로는 나한테 말도 안 할 거잖아.